갓난 아이를 키우다 보면

몇 번(어쩌면 수백 번)이고

가슴 철렁이는 순간이 있겠지만


지난 달

철렁했던 그 첫경험에 대해

(이제야 모든 게 끝난듯 하여)

남겨보기로 한다.


때는 1월 13일,

유니크 탄생 꼭 2달 째 되는 날이었다.


며칠 전 부터

유니크는 분유량줄고

그래서 그런지

활기찬 기운이 좀 덜해 보여

아네스가 이래저래 걱정을 하고 있던 차였고


나와 장모님은

엄마가 너무 예민해서 그런거라며

아네스를 무안주듯 안심시켰다.


하지만

쉽게 넘지 않던 37도를

오르내리기 2~3일 반복하더니

전날(12일) 밤에는

37.5도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시기 아기 정상체온은 37.5도까지라고 한다.

하지만 딱 그 체온이 되고부터는 긴장해야 한다.


13일 아침

다행히 체온이 잦아들어

난 출근을 했고

아네스도 긴장하며 밤을 지샜지만

사뭇 안심하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오전 11시쯤

아네스에게

통화할 수 있냐는 뉘앙스의 연락이 왔고

알고보니

유니크는 분유도 먹지 않고

체온은 38도 가까이 치닫고 있었다.

난 그 길로

오후 반차를 내고 집으로 갔다.



집에 가보니

유니크는 확연히 기운이 없었고

아네스는 이젠 완전히 신경이 곤두 서 있었다.


바로 짐을 챙겨

(이땐 얼마나 챙겨야 할 지 몰랐다)

인정병원 소아과로 갔다.


잠깐 지나가는 감기

큰 징후 없는 가벼운 고열이길 바랬다.


하지만

그 '징후 없는 고열'이

이 시기 아이에겐 위험한 신호였고

의사선생님은

38도를 기어이 찍은 체온을 보자마자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처방을 내렸다.


채 두달 된 아기에게 내려 진

'큰 병원'이라는 엄청난 무게감에

아슬하게 잡고 있던 기대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아네스는 그 말을 듣는 동시에

뺨 위로 눈물이 비오듯 흘렀다.


가까운 큰 병원인 연대 세브란스는

외래 첫 진료라

대기만 2~3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는 소식이 들렸고

유니크 체온은 38.4도까지 올라갔다.

혼란스러움은 더해갔다.


다행히 인정병원에서 따로 연락을 취해 준 덕분에

병원에 도착한 지 한 시간이 못되어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백일 전 아기는

엄마에게 받은 면역이 남아있어

고열이 잘 발생하지 않으니

징후를 반드시 찾아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입원검사를 해야한다 했다.


아기의 고열은 몸 속 어딘가에서 세균과 싸우고 있다는 것이고

그 위치와 범위를 정확히 알아야 더 큰 병을 막을 수 있다.


의사선생님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가능성이라는 이유로

입에 담기 무서운 병명들이 오갔다.


문제는,

(하루 109만원에 달하는 특실 말고는)

입원실이 없다는 거였고

유일한 대안은

'응급실 소아병동 무한대기'였다.



응급실은

빨간색 커다란 간판이 말해주듯

갖가지 혼란과 울음이

정신없이 마구 뒤섞여 있었고

우리처럼 입원실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이미 십수명은 돼보였다.


아기를 데리고 가 본 사람은 공감하겠지만

그곳에 처음 가면 

병이 낫긴 커녕 더 해질 것만 같은 느낌이 있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큰 병원일수록 아픈 환자는 더 많이 모여있고

그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무겁다.



앉을 곳도 정신도 없는 응급실에서

유니크를 두는 것 조차 미안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작디 작은 몸을 여기저기 뉘여

혈액, 소변, 뇌척수, 엑스레이 검사가 이어졌고

아무것도 모르고 자지러지게 우는 유니크가

말할 수 없이 안쓰럽고 가여웠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르고

저녁이 되자

장인장모님이 소식을 듣고 달려오셨고

우린 집에 들러

긴 시간이 될 듯한 레이스에 대비해

나머지 짐들을 챙겨왔다.


자정이 되고

장인어른과 난 다음 날을 위해 집으로 돌아왔지만

장모님과 아네스는

수액바늘을 꽂고 간이 유모차에 겨우 누인 유니크와

밤새 울음소리 끊이지 않는

응급실 벤치에서 밤을 지샜다.


다음 날 퇴근 무렵

장모님의 몇 번에 걸친 부탁과 항의 끝에

드디어 2인실을 배정받았다.

병원에 간 지 30시간 만이었다.


병원도 입원대기 환자를 위해 애쓰고 있음은 당연하겠지만

입원 순서는 대기순이 아니며 환자는 알길이 없다.


난 집에 들러

유니크의 거의 모든 짐을 챙겨 병원으로 갔다.

행히 체온은 정상으로 돌아왔고

유니크도 기운을 찾았지만

아직은 가능성을 염두한 몇 번의 검사가 더 남아있었다.


백일 전후 아기의 고열 처방은 항생제 투약이 대부분이며

입원과 함께 바로 시작되어 날짜별로 세균추이를 체크하게 된다.


렇게 하루하루

총 5박 6일이 지났고

유니크는 최종적으로

급성 요로감염 및 신우신염 진단을 받았다.


아직 기관이 온전치 않은 어린 아기라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다행히 이후 혈액과 소변 등 모든 검사에선

더 이상 균이 발견되지 않았다.


사실 아네스는

병원에 오기 며칠 전부터

소변을 볼 때마다 찡그리는 유니크 표정을 느꼈고

소변에서 나는 묘한 약냄새도 알아채고 있었다.

아네스는

'너무 예민한 게' 아니라

'아주 정확히' 유니크를 관찰하고 있었고

몇 번이나 더 늦지 않길 너무 다행이라는

선생님의 말을 들을 때마다

아네스에게 더 고맙고 미안했다.


아기는 몸의 이상과 변화에 대해 어떤식으로든 사인을 보낸다. 

적시에 알아채는 건 부모의 관찰과 관심에 달려있(다는 걸 깨알았)다.


일요일에 돼서야 퇴원한 유니크는

그래도 아직 기초체온이 높은 상태여서

열흘치 항생제를 처방받았고

우린 그동안 세심히 유니크를 살폈다.


특히 매일 밤낮을 거르지 않고

체온이 0.1도가 오를 때마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아네스가 걱정되었다.


우린 결국 미루고 싶었던

마지막 '소변역류검사'를 받기로 했다.


소변역류검사는

요도에 거꾸로 호스를 밀어 넣어

요로에 검사액을 채우고

소변이 역류하는지 보는 방식인데

감염된 소변이 장기로 옮아갈 수 있는 위험성을 체크하기 위해

요로감염 증상에 꼭 필요한 검사다.


어른도 힘겨울 정도로

검사방식이 거칠기 때문에

백일도 안된 유니크에게 그 검사를 시키기가

너무나 싫었지만

의사도 되도록 해보길 권고했고

우리도 마지막 위험요소까지 없앨 때까지

마음을 놓이지 않아

외래로 검사일을 잡았다.


다시 무거운 마음으로

병원에 들렀다.

검사와 함께 자지러질거란 예상과 함께

아네스도 이미 눈물이 그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요도 속으로 20cm가 넘는 호스가 드나들고

검사액이 거꾸로 들어가는 동안

유니크는 단 한 번 찡그릴뿐 전혀 울지 않았고

의사선생님조차

너무나 신기하고 기특해하긴 매한가지였다.


검사는 그렇게 무사히 종료되었고

다시 며칠 뒤 병원에서

최종적으로 이상없다는 검사의견을 받았다.


그리고 2월 5일,

(3개월 뒤 추적검사를 하기로 했지만)

24일 만에 모든 여정이 끝났다.


고작 두달 된 아기에게

24일은

3분의 1만큼이 더 자랄 정도로

긴 시간이었고

또 실제로 많이 자랐다.



그리고 더 예뻐졌다.


나름 한다고는 했지만

애기가 세균이랑 싸우고 있는 줄도 몰랐던

모자란 부모의 미안함인건지

다시 아프지 않고 무사히 회복된 결과가

고마웠던건지


유니크는 전보다 훨씬 더 많이

사랑스럽고 예쁘다.

그래서 애틋하다.


아무 일 없는 셋의 일상이 더 소중하고

먹고 자고 싸기만 해도 기특해 죽겠다.


그리고 유니크가 아픈동안

양가 부모님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다.

몸으로 마음으로 같이 고생하셨고

더 많이 다행스러워 하셨다.

둘이서 키운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더 많이 감사한 마음이다.


무엇보다 아네스의 고생이 말할 수 없이 컸다.

엄마로서 아네스는

어느덧 정말 큰 존재가 되었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된다.


참,

태아(어린이)보험의 필요성도 절감했다.

일주일 병원비가 백만원이 훌쩍 넘었지만

90% 남짓 돌려받았다.


어쨌든

모든 것이 잘 마무리 되어 다행이고

이 포스팅을 할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이제,

아프지 말자 내 새끼

아빠가 많이 사랑한다!


fin.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2015.1.3(토)


50일 사진을 찍은지 

50일이 다 될 지경이지만


처음으로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인데다

촬영파일도 구매했으니

블로그에 올려놓는 게 좋겠지(=남겠지) 싶어

늦게나마 포스팅하기로-


촬영은

<아이준 스튜디오>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 위치

02-355-2714



















<아이준 스튜디오>는

은평 동그라미 조리원 제휴로

가게 됐는데


나름 시설도 괜찮았고

바쁜 와중에도 다들 친절했다.


그리고 무균실이 별도로 있어

그곳에서 약 10~15분 정도 촬영을 했고

그 뒤로 20분 만에

촬영 전 직접 쓴 메세지와 함께

편집된 영상을 대형tv로 보여줬다.


여러 촬영상품과

오늘 아니면 놓칠 것만 같은 혜택들을

상세히 설명해줬고

사진파일을 포함,

백일과 돌 중 한 번 더 찍기로 했다.



내새끼 사진이라 그런지

파일을 안받을 수가 없을 정도로

다 예쁘고 좋았지만


그 중에서도

이 사진이 가장 맘에 든다.


일동후디스나 하기스,

맘&앙팡 잡지에 보내야 할 것만 같은 느낌-

아네스도 유니크도

참 예쁘다.




아들아, 넌 평온했을지 모르지만

아빠는 무지 긴장됐단다.





촬영 틈틈이

옆에서 내가 찍은 사진들도

귀여워 죽겠다.


이날 찍은 사진들은

핸드폰 배경으로 맥북 바탕화면으로

여기저기에서 잘 보고 있다.

곧 무료앨범도 나오겠지-


조리원 제휴로 제공하는

무료앨범은

만삭 3장, 신생아 3장, 50일 3장을 엮어

미니앨범을 만들어 주는데

우린 만삭을 안찍고 50일 사진을 6장 넣었다.


요런 앨범 포트폴리오 말고도

컨셉사진 액자도 맘에 드는 것들이 있었는데

(파노라마 컨셉과 백일 흑백사진 컨셉)

기회되면 만들어 보고 싶다.



끝으로

집에서 셀프로 시도해 본

파노라마샷-

물론 스튜디오 컨셉에는 못 미치지만

나름 만족스럽다.


그나저나

스냅스로 유니크 앨범 만들어야 하는데

시간이 안나네-


그때까진

티스토리에라도

부지런히 올려야겠다.


곧 백일을 앞두고

50일 사진 포스팅


fin,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아네스 임신기간 동안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성별과 함께

아마도 태명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태명이 '유니크'라고 답하면

대부분

"유니크? 태명이 유니크라고?!"

등의 반응을 보인다.


표정과 행간을 파악해 보건데


왜..? (그랬니..)

왜..? (무난한 거 많잖아..)

왜..? (진짜 궁금해서 그래..)


가 많았고 가끔


흠.. (니네답긴 하다)

흠.. (듣다 보니 괜찮네)


정도가 긍정적인 평가였다.


본디 태명은

귀염지고 개구지고 통통거리는 느낌으로

짓기 마련인데 유니크라니,

말 그대로 유니크한 작명이긴 했다.


최근 어느 잡지에 실린

태명 인기순위 1~10위가

사랑이, 튼튼이, 복덩이, 똘똘이, 행복이

별이, 희망이, 기쁨이, 하늘이, 건강이

라는데


유니크는 보나마나

etc. of etc.다.


이런 전차로 이번 성장일기는

유니크 태명부터 본명까지의 히스토리다.



1. Unique Origin


아네스와 나는

연애기간동안 이따금씩

한참이나 이후에 벌어질(지도 모르는) 일들을

미리 재미삼아 얘기하곤 했다.


그 중에 하나가

2세의 닉네임을 지어본 일이다.

우리 둘 다 '유비'와 '아네스'라는 닉을 사용하니

주니어도 지어보자는 것.


그때 누구였던가

"유니크 어때?" 란 말이 나왔고

둘 다 오-! 하며

아주 흡족해했던 기억이 난다.


이거 태명으로 쓰자고,

이름으로 써도 좋겠다고 했었다.



그때 만든 이미지가 바로 이거다.

둘의 입에서 결혼얘기가 나오기도 훨씬 전이니

지금 생각하면 새삼 놀랍다.



2. 유니크-로아티아


그 이후

함께하는 삶에 대한 기대와 확신으로

결혼준비를 시작하게 되면서

유니크란 이름은 한동안 잊고 지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일찍

(그것도 허니문에서)

우리에게 2세가 찾아왔고

그건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되던 아네스 플랜에

생각지도 못한 큰 변수였다.


지금은 유니크가

크로아티아 여행이 남긴 가장 위대한 축복이지만

당시에는

신혼생활의 단꿈에 젖기도 전에 찾아 온

'뜻밖의 여정'이었다.


아이에겐 태명이 필요했고

우리가 이미 한참 전에 지어둔 이름이 있다는 걸

1년 여 만에 다시 떠올렸다.

'유니크'였다.

다른 후보도 없었다.



3. 진짜 이름


유니크를 만날 날이 다가오면서

역시 가장 고심했던 건

유니크의 진짜 이름이었다.


언제부턴가

태명을 살려서 이름을 짓고 싶단 생각이 들었고

오랜 고민 끝에

'윤익(=유니크)'이란 이름이 떠올랐다.


깔끔했다. 윤기가 흘렀다.

꼭 맘에 들었다.


직업상 애기들 이름을 볼 일이 많은데

참고삼아 찾아 본

거의 3만 명 이름중에

'윤익'이란 이름이 한 명도 없었다.

유니크함을 그대로 살렸다.


 


작명이 흡족한 나머지 이미 들뜬 우리 둘은

이런 이미지도 만들고 있었다.


그래도 넘어야 할 

숙제는 있었다.


받침없는 이름이 유행이라는데

무성음 받침의 발음도 어려운 이름이라는 것과


사주를 보지 않고

미리 지어 둔 이름을 부모님이 맘에 들어 하실까

하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부모님쪽에서 내켜하시지 않았다.

발음도 어렵고 동네 할아버지(설마..) 이름 같다며

사주를 보고 이름을 받자 하셨다.


결국 운명의 11월 13일,

유니크가 태어날 때까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4. 김길평씨..?


작명소 방문을 앞 둔 주말,

조리원으로 찾아온 M군의 도움을 받아


작명소 프로그램으로

사주를 돌려보았고

먼저 한글 이름 리스트를 받았다.


그런데,

자동작명의 최우선 추천이름이

'김길평'이었다.

(내 아들이 길평이라니, 김길평이라니!!)


그 외

김필성, 김필범, 김병제, 김송엽 등

학창시절 윤리/교련/한자선생님 존함같은

이름들이 줄을 이었고


그나마 괜찮은 이름 몇 개는

 내 친구들 이름이었다.


역시 '윤익'으로

사주에 좋은 한자를 받은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다.


윤과 익을 모은

수십개의 조합이 나왔고

사주와 성명학에 좋은 조합을 

마침내 결정했다.

마음에 든다.

'햇빛'과 '날개'라는 뜻도 맘에 들었고

여러 후보 중에서도 가장 좋은 조합이었다.

사주를 따랐으니

부모님도 그제야 내켜하셨다.


사실

다른 이름은 없었는지 넌지시 물어보시기에

김길평 위주로 말씀드렸다.


비로소

태명을 살려 이름을 지었고

이번 반응은

"윤희? 딸이었나?" 아니면 "유닉?? 진짜?"

등이 있었고


카톡프로필에

"김햇빛윤날개익"으로 적어뒀더니

이름을 7자로 지은 줄 아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 둘은

진짜 그럴 수도 있는 사람들이라 했다.



5. 유비 x 아네스 = 유니크


이제

우리 세 가족의 닉네임은

유비, 아네스, 유니크가 되었고


블로그를 만든지 6년 만에 처음으로

타이틀 네임을

우리 닉네임으로 바꿨다.


그리고

김윤익이란 진짜 이름이

가족관계증명서상 '자'로 들어왔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지금도 아네스와 나는

윤익이를 유니크라 부른다.


우리에겐

단 하나 밖에 없는 고유하고 특별한 존재이고

또 그런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끝으로

유니크가 커서 자기 이름을

좋아했으면 좋겠다.


fin.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나윤민강어머니 2015.03.23 23: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윤익"의 기원에대한 오빠의 설명을 보니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내아들 김딜평이라니!에서 완전빵..ㅋㅋㅋ 암튼 윤익이는 아빠엄마닮아 아주 따뜻하고 특별한 감성을 가진 아이로 자랄꺼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요. 블로그 완전 멋져요!종종 놀러올께요오~~^^

    • 유비쿼터스카페 2015.03.24 0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나윤민강어머니 반가워ㅋㅋ 그대의 카카오스토리 글센스라면 파워블로그가 되고도 남을진데 칭찬 감사ㅋ (종종 올리진 못하지만) 종종 놀러오면 고맙지~^^




아기의 똥은 참으로 신묘하다.


유니크 +50일 포스팅에도 언급했듯이

고작 분유(액체) 따위 먹고도

어찌 그리 고체(똥)를 쭉쭉 뽑아내는지

'창조경제'가 따로 없다.

(초이노믹스보다  몇 수 위)


어른 손바닥 한뼘 정도의

자그마한 몸에서

매일매일 1리터에 가까운 분유를

거뜬히 소화 해 낸다는 게

얼마나 기특하고 이쁜지


평소엔 발음도 꺼리는

(아네스와 나는 이 의식을 '실력발휘'라 부른다. [사용예] "력발휘 잘했어?")

똥 얘기를 

밥먹으면서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 보면

내 새끼의 똥이란

그 존재만으로도 반갑달까-


그래서, 내 새끼의 '똥' 포스팅을

과감히 시도해 보기로 한다.

"Go!!"



1. 똥의 신호 (EMERGENCY)


약 50일간 지켜 본 결과

똥은 하루 중 기약 없이(하지만 강력히) 찾아온다.


평화롭던 유니크의 얼굴이

삽시간 붉게 물들고

오만상을 찌푸리며 온 몸에 힘을 주게 되는데

그때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고 작디 작은 몸으로

아랫배에 원기를 집중하는 순간

유니크의 표정은

(와... 정말....)

온 가족이 배를 잡고 깔깔 댈 정도로 웃기다.


그 결정적 장면을

DSLR로 밀도있게 담아내는데 성공했으나

여기 올리진 않을 생각이다.


나중에 크면 이 포스팅을 보고

아빠와 말을 안섞을 게 분명할 정도의 못생김이기에

차마 공개는 하지 않기로 한다.

다만, 유니크가 말썽을 피울 경우 본인에게만 보여 줄 생각이다.


그리고

이 표정은 가끔 내가 흉내내는데

그것만으로도 아네스는 웃겨 뒤짚어진다.

내 관찰력과 표현력이 좋아서인데

아네스는 유니크가 날 똑 닮아서 웃긴 거란다.


암튼

유니크는 지구라도 날려버릴 듯 기를 모으는데

옆에 있는 가족들은

깔깔대고 웃는 장면은

정말 겪어 본 사람만 아는 육아시트콤이다.

이 시트콤은

매번 약 10~15분간 이어지며

유니크는 하얗게 불태운 자신을 위로하듯

애절하게 울거나 방긋방긋 웃으며

끝을 맺는다.



2. 똥의 양 (BIG BOY)


유니크의 창조경제는

비단 액체가 고체가 되는 수준에만 머물지 않는다.


가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묵직양 양을 자랑한다.


저 정도 힘을 줬으면

다 쌌겠지 싶을 시점에 기저귀를 열었는데도

황금빛 가래떡을

시원하게 뽑아내는 장면을

종종 보게 되는데

끄응..!! 한 번에 15cm를 쭉-

그걸 또 여러 번 해 내는걸 보면

너란 녀석 Big Boy..


다 싼 기저귀는 무겁고

그걸 모은 종량제 봉투는 매우 무겁다.

손가락에 팽팽하게 걸린 종량제 봉투를 들고

쓰레기를 버릴 때 마다

유니크가 참 건강하긴 한가보다 싶다.


가끔 똥을 한가득 싼지도 모르고

한참을 안고 있다가

심상치 않은 기운(=향)에 기저귀를 열었더니

허벅지까지 초토화(코드네임 '엉망진창')된 상황을 겪기도 하지만

잘 싸는 건 좋은 일이고

토하는 것 보다야 얼마나 기특한가.


자식 똥 닦는 거

그러다 가끔 묻는 거

아무렇지도 않다.



3. 똥의 색 (Yellow&Green)


"황금색인걸 보니

장이 아주 튼튼하구나~"


아직도 기억나는 광고멘트.

유니크가 그랬다.

매번 빛나는 황금색변이었다.


분유는 옅은 아이보리색(파스퇴르 위드맘)인데

변이 황금색인 것 조차도

'갓난아빠'는 신기하다.

그것도 하루에 두 세번씩 배출하는 놀라움.


이제껏 열나거나 아픈적도 없었으니

황금색을 볼 때마다 늘 안심이 되었다.


그러다 한달 째가 지나자

횟수가 하루에 한 번 정도로 줄더니

녹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변은 더 굵어졌고

유니크도 더 힘들어 했다.

(그럴 땐 똥꼬를 슥 닦아주면 다시 한 번 힘을 낸다)


속이 불편한 건 아닌지 걱정되어

발달백과를 뒤적거려보니

그 또한 정상이라 하니 다행이다.

색 보다는 상태(묽기나 점도, 알갱이 등)가 더 중요하단다.


아빠는 또 하나 배웠다.



4. 똥의 향 (어머니의 된장국)


나도 씻고 아네스도 씻고

유니크도 씻었는데

어디선가 불현듯 피어나는 고슬고슬한 내음-


뿌잉뿌잉

방귀 때와는 뭔가 다른 느낌적인 느낌.


그렇다. 똥이다.

아기똥이라고 냄새 안나는 거 아니더라.

어른 음식 안먹어도

고작 분유 먹어도

냄새 안나는 거 아니더라.


그런데도 참아진다.

내 새끼 똥이니까-

(무뎌지진 않는다. 참아진다.)


거실이나 안방에서

기저귀에 잔뜩 투하된 똥을 치우고 닦는 일이

적응될까 싶었지만

꺼려지기는 커녕 비싼 물티슈도 아깝지 않다.

된장국도 바로 먹을 수 있다.


시원하게 똥을 싸고

평온해진 유니크를 보면

"아유 잘했네~"

소리밖에 안나온다.



5. 이제 그만


쓰다보니

똥 얘기가 너무 길었다.


그래도

모든 게 신기한 갓난아빠의

전격 '똥' 포스팅.

이만하면 만족스럽다.


내 새끼의 똥 이야기

fin.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1. 이쁜아코 2015.01.06 21: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애정의 끝. 잘썼다.




1. 아니 벌써


유니크가 2015년 1월 1일로써

탄생 50일을 맞았다.


대개 50일까지의 기간은

아이가 세상에 적응하는 것 못지 않게

부모 또한

 부모로서 적응하는 과정이기에


나 역시 수면부족을 비롯,

각종 긴급(하게 느껴지는 모든)상황에 대처하느라

멘탈붕괴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충혈된 눈과 노곤한 심신을 겨우 가누리라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시기를 꽤 잘 넘겨왔다.


인정병원에서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히 퇴원해서

조리원 생활을 무사히 잘 보냈고,


유니크도 '센스티브'하지 않은 덕분에

(조리원에선 먹고 자는 일에 예민한 아기를 별도로 표시해서 관리한다)

조리원 선생님들에게도

'잘 먹고 잘 싸는' 아이로 칭찬받았다.


그리고 집에 와서도

응급실로 달려가거나

뜬 눈으로 밤을 지새는 날 없이

건강히 커고 있다.


그래서인가

힘들 줄만 알았던 이 시간도

유니크가 커가는 모습을 만끽하면서

순조롭게 지나왔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럴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 장모님이

2주가 넘는 시간 동안

유니크는 물론 어수선한 집안을 세심히 돌봐주셨

아네스도

밤엔 아침에 출근하는 나를 배려하느라

나 없는 동안은

혼자서 유니크를 돌보느라 애쓰고 있기 때문에

내가 체감하는 피로감이 덜한 탓이다.


장모님께 정말 감사하고

아네스에게 늘 고맙다.



2. 50일의 유니크


지난 50일 동안의 유니크는,


분유도 놀라우리만큼

시간과 정량을 딱딱 지켜가며 잘 먹고

엄마아빠 분유값 걱정할까봐

토하는 일도 거의 없이 잘 소화해 낸다.


그리고 아들이라 그런가

기저귀를 적시고도 떼쓰는 일이 없고

고작 액체(분유) 따위만 먹고도

고체(똥)를 쭉쭉 뽑아내는 '창조경제'를 발휘한다.


배고프면 5분도 못참고

찡찡대던 것도

점점 엄마가 주는 베이비사인을 캐치해가며

참고 기다리는 기적을 보이기도 한다.


낮엔 잠투정을 하지만

밤엔 수면주기가 길어지고 있고


가늘었던 허벅지도

점점 더 토실토실하게 차오르고

처음부터 똘망했던 시야는

점점 더 선명해져 엄마아빠의 동선을 좇고 있다.


50일간의 유니크

발달사항 자가진단 점수는

A+다.



3. 유니크가 주는 것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이렇게 기적과도 같은 아이를 낳았단 말인가 하면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둘이 아닌 셋으로,

그것도 혼자선 잠시도 둘 수 없는 존재와 

24시간을 붙어 지내는 건

여전히 고단한 일이지만

그만큼

유니크가 주는 기쁨과 행복이 크다.


유니크 덕분에 웃는 일이 많아졋고

유니크 덕분에 일상이 소중하고 퇴근이 즐거워졌다.


여전히 난

분유를 먹이면서도 tv로 눈을 돌리고

밤엔 유니크 배고프단 소리도 못 듣고 쿨쿨 자는

서투른 아빠지만


이 기간의 일상과 행복이 소중하기에

앞으로 그 기록들을 

이곳에 차근차근 옮겨 볼 생각이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얼마나 자세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새해 벽두에 적어두는

첫 번째 다짐이다.


끝으로

일주일 전 크리스마스를 위해 만들었던

 유니크 영상을 여기 옮겨 둔다.


fin.



BMG) britney spears - my only wish (this year)




BMG) eartha kitt - santa baby



BMG) Olivia Olson -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우리 ​유니크, 

지난 열 달 동안
아빠 엄마는 물론이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널 기다려 왔는지.

무엇보다 엄마는 그 시간동안
좋아하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양보하면서
널 만날 시간을 준비했단다.

그리고 어제,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진통과
끝 없는 불면의 밤을 보내고도
다시 해가 중천에 뜨고야 널 만났지.

엄마가 목이 쉬도록 진통을 겪는 동안
손 밖에 잡아줄 수 없는 아빠는 내내 얼마나 안타깝던지.
.


마침내 탄생의 순간,
복받치는 감정으로 탯줄을 자르며
행여 니가 아플까 등에 땀이 나던 아빠의 손길과

맨살로 안았던
뜨겁고 한편으로 지쳐있던 엄마의 품을
아는지 모르는지.

뱃속에서도 쿵쿵 움직이면서
딸꾹질마저 힘차던 니가
세상 밖으로 나와 내던 첫 울음소리가
지금도 아빠 귀에는 생생하단다.

열 달 동안 한 몸에 있으면서도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널 상상하면서

이름을 부르고 말을 건네고
쓰다듬어주던 엄마 목소리와 손길이 기억나는지

품에 안겨 우는 널 부르는 목소리에
이내 차분해지는 모습이 신기하고 대견한 마음이야.

이제 우리 셋
잘 지내보자.

작지만 우주 같은 네게
얼마나 좋은 부모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쉬지 않고 노력해 볼게!

축하하고 감사하고 사랑해 유니크-
건강하게 행복하게 잘 살자 우리-

2014.11.13(목) AM 12:06 2.86kg

유니크 탄생.

fin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