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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07 [유비트립 italy] 바티칸, 미켈란젤로의 역작들 (4)


로마일정은 3박 4일로 비교적 여유롭게 잡았다.
남부 환상투어에 하루를 온전히 보냈고
바티칸투어 또한 꼬박 하루가 걸리기 때문이다.

로마 3일째, 이번엔 바티칸이다.
떠나기 전부터 先감동받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천지창조'를 드디어 보게된 날

숙소 사람들과 함께
로마 속의 또 다른 나라 '바티칸시국'으로 향했다.


준수한 외모, 방대한 지식, 위트넘치는 말솜씨
(그리고 어린신부)를 갖춘 투어가이드이자 숙소 사장님-
숙소에선 열 마디 중 아홉 마디가 농담이지만
가이드 할 때만은 누구보다 진지하고 열정적인 분.

민박과 가이드를 병행하느라
매일마다 뻗었다 정신차리기를 반복했었는데
그런 쉼표없는 삶이 또 어울리는 사람이기도 했다.

"한국에서 직장인으로 살고 싶어도
지금의 반의 반도 못번다"는 그의 수입은 얼마일까?

첫 소개작은 작자 미상인 토르소.

역동적이고 강한 남성미를 가진 이 동상의 형체는
이후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에서
 심판자 예수 그리스도의 모델로 재현된다.

인체비례학적으로 가장 완벽한 비율을 갖추었다는 '아폴론'상
바티칸 내에는 수 백개의 동상이 있지만
실로 멍해질 만큼 맹렬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작품이었다.

 

아폴론의 현신이 존재한다면

브래드피트 주드로 조쉬하트넷 C호나우두

가랑이 찢어질지도-

 

역시 바티칸의 대표적인 조각작품 '라오콘'군상
트로이 전쟁시 그리스의 목마(木馬)를 성 안에 들이는 것을 반대해
신의 노여움을 산 라오콘이
두 아들과 함께 큰 뱀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표현한 작품이다.

보고 있으면 얼굴이 찡그려질 정도로
처절한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한 이 작품은 한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위 사진과 같이)원작의 유실된 오른팔을 후대에 복원하는 과정에서
미켈란젤로는 오른팔이 어깨 뒤로 굽어져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다른 조각가나 학자들은 하늘을 향해 뻗어 있었을 것이라 주장했다.

결국 최초의 복원을 맡은 라파엘로는
라오콘의 영웅적인 면모를 찬양하고자 하는 심판관의 지시에 따라
위와 같이 팔을 뻗은 형태로 복원을 진행했다.

하지만 훗날 유실된 오른팔이 우연히 발굴되었는데,
미켈란젤로가 주장한 형태와 완벽히 일치했다고 한다.

실제로 오른쪽 가슴근육을 보면
왼쪽에 비해 좀 더 바깥쪽으로 당겨져 있는 걸 볼 수 있다.

라오콘상 앞에는 초기 복원형태 사진도 전시해 두고
관람자를 위한 스토리텔링 요소로 사용하고 있다.

바티칸의 내부는 채 몇 미터를 쉬이 옮기지 못할 정도로
수 많은 작품이 전시되어 있고
개개 작품의 사적 가치 또한 결코 가볍지 않아
어디를 가던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다음은 라파엘로의 대표작 '아테네학당'이다.
그림 중앙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비롯
기하학자 유클리드, 수학자 피타고라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등
고대 철학자들이 총출동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설명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신나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론 바티칸의 신성한 벽화에
자기자신과 연인(혹은 수학자 히파티아)을 그린데다
버젓이 관람자를 응시하도록 한 그의 과감한 재기가 더 놀랍다.

다음 코스는 미켈란젤로 불멸의 역작
'천지창조'가 천장화로, '최후의심판'이 벽화로 그려진
성 시스티나 경당이다.

가톨릭의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시행되는 장소로서
(콘클라베는 영화 <천사와 악마>에 자세히 묘사된다)
워낙 신성하고 중요한 의식이 행해지는 곳이라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카메라 플래시가 프레스코화를 훼손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뭐 하지 말란다고 안할 관람객들이 아닌지라
아무리 감시를 하고 제재를 해도 찍는 사람들이 있긴 했다.
(하지만 어줍잖은 카메라로는 제대로 찍히지도 않는다.)

'천치창조'와 '최후의심판'은
가이드의 사전 설명만 두 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너무나 위대한 걸작이고
원작이 내뿜는 기가 워낙 강하기 때문에
이미지나 감상을 옮기는 건 역부족이라 패스-

다음은 마지막 코스인
성베드로(산피에트로)대성당이다.

건축에만 두 세기 가까이 걸린 이 곳은
막대한 자본과 노동력의 산물이자,
바티칸의 영적 지도자이자, 1대 교황인
성 베드로가 순교한 곳이며,
현재까지도 가톨릭 교회의 강력한 존엄성을 상징하는 건물이다.

게다가 이 정도 크기의 성당 내부가 온통 황금빛이라니
그 건축비용을 감히 셈 해보려 해도 가늠할 수조차 없다.

그리고 한 쪽 벽을 차지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
성모마리아가 그리스도를 매장하기 전,
마지막으로 죽은 아들을 무릎 위에 안아보는 장면을 표현한 작품이다.

미켈란젤로가 다른 예술가의 작품으로 소문나는 걸 두려워한 나머지
이미 성당에 안치된 후에 몰래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을 정도로
강한 애착을 보인 작품이기도 하다.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상은 같은 소재의 다른 작품과 달리
성모마리아가 젊게 표현되어 있고,
 성인의 모습인 그리스도는 오히려 잠든 아기처럼 표현되어 있다.

작품과 관람자 사이에 유리벽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 서면 발은 얼어붙고 가슴은 먹먹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피에타 또한 내용과 사연이 너무 많아
채 다 옮기지 못하겠다.
 

나오는 길.
성베드로대성당을 지키는 스위스 근위대의 모습.
16세기 교황 율리우스 2세가 유럽 전역에
바티칸과 교황청의 근위대 병력을 요청한 당시
유일하게 응했던 스위스 병력은 아직도 이곳을 지키고 있다.

스위스 국적의 가톨릭 신자이면서,
매우 엄격한 자격심사와 혹독한 훈련을 통과해야만
정식 근위대원이 될 수 있다.

다만,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했다는 저 근위복장은
차마 아름답다고 못하겠다.

성베드로 광장에서 헤브빈샷을 남겨본다.
아침 9시에 도착해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저 곳에 섰다.

그리고 (도대체)어딜가나 있는 오벨리스크.
참고로 이탈리아는 이집트에서 가장 많은 오벨리스크를
약탈해 온 나라라고 한다.

이곳의 오벨리스크 꼭대기에는 십자가가 박혀져 있는데,
태양신을 상징하는 건축물에 십자가를 심다니
가톨릭 교회의 냉정한 이면을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싶기도.

모든 투어를 끝내고
가이드께서 로마 3대 젤라또 가게이자
교황님도 사먹는다는 소문이 있는
'올드브릿지'에서 젤라또를 사주셨다.

온종일 침을 꿀꺽 삼킨 우리들과
온종일 열변을 토한 가이드 모두에게
최고의 마침표였다.

'아폴론'의 섹시함이
'라파엘로'의 발랄함이
'천지창조'의 무게감이
'피에타'의 먹먹함이
'젤라또'의 쫀쫀함이

아직도 어렴풋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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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lth 2012.03.27 09: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근위복...멋지다..

  2. 靑山居士 2012.03.27 11: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바티칸 코딱지만한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구나.
    들어가는데 줄 좀 서야한다고 듣긴 했는데...
    바티칸에서의 미사에 꼭 참석해 보고 싶다. 곧 언젠가 되겠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