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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1 [유비트립 itlay] 베네치아, 태양은 가득히 (4)
  2. 2011.10.28 [유비트립 italy] 베네치아, 인생은 아름다워 (4)

이층침대에서 잠들었지만
아래층까지 푹꺼질 정도로 매트리스 깊숙히 몸을 묻고
그야말로 (코-)잘잔 아침,
생체리듬은 이제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스위트홈'민박은 매일 아침 여행자들을 위한 가이드 브리핑이 있다.
베네치아의 건축, 주요 포인트, 루트 등의 내용-

그런데 그 날은 사장님이 아닌 직원분의 브리핑이었다.
죄송하지만 귓등으로 듣고 첫번 째 목적지 부라노로 가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일정상 대부분 오후 늦게 다음 도시에 도착하게 되는데
야경을 먼저 보고 이른 아침의 정경을 보는 순서가 나름 만족스럽다.
아직은 붐비기 전 본섬의 주거지역 풍경들- 


이제 베네치아도 가을날씨로 접어들긴 했지만

아직은 도톰한 남방셔츠 하나면 충분-


40여 분을 배로 달려 부라노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피쉬앤칩스, 에스프레소의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아침을 든든히 먹고 온 터라 잠시 미뤄두기로-


숀 코네리나 조지클루니의 영화를 한번이라도 본 남자라면
'나도 저렇게 늙고싶다'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곳에 와서 때때로 만나는
지긋한 중년의 과감한 컬러매치를 보다 보면
 슬림한 몸매와 턱시도가 없어도 과연 저렇게 늙고싶단 생각이 절로 든다.

우리나라 중년이라고 멋과 컬러감 가득한 스타일이 없겠냐만은
대체로 골프장이나 산에서만 발휘되는 게 좀 아쉽달까.

나도 무채색을 주로 입는 편인데
때론 과감할 필요가 있겠다.


마을 초입부터 집 외벽색깔이 심상치 않다.
심장은 점점 pit a pat-


이윽고 밝고 강렬한 색의 집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날씨가 좋아서일까. 눈이 부시다.


여긴 정말 찍으면 엽서가 되는 곳이다.
DSLR이던, 콤팩트카메라던, 스마트폰이던 상관없다.

자체선정 부라노 베스트샷-


살다살다 빨래가 예쁠 줄이야.
촌스럽지만 자꾸만 눈이 간다.

 
 


숙소에서 나처럼 귓등으로 브리핑을 듣던 일행을 만나
나름 '헤브빈(인증)샷'도 찍어 본다.

그리고 아마 이발소인듯한 저 곳은 
들어가보면 인상좋은 아저씨가 모닝 에스프레소를 마시다
입술을 모아 "본 조르노~" 하고 기분좋게 반길듯 하다.
 


속속 부라노 선착장에 여행객들이 몰리기 시작하더니
조용하던 마을에 활기가 돌기 시작한다.

 

 


베네치아는 옛부터 가면을 쓰는 풍습이 있는데
축제로도 유명한 만큼 다양한 종류의 가면과 소품들이 가게마다 즐비하다.

사실 가져오면 딱히 쓸모 없을 것들이라
괜히 들뜨는 구매욕을 애써(가격을 보고) 가라앉힌다.

 


대신 줄 사람이 있어
유리공예로 유명한 '무라노'산 악세사리를 하나 샀다.

점원에게 괜스레 "프람 무라노?"라고 묻자
"예스! 무~우~라~노~"라고 기분좋게 확답을 준다.


아래 사진은 텍스트만 올려붙이면
이 곳에서 산 엽서와 거의 흡사하다.

잠시 흥분한 나머지 엽서 스무장 가량을 산 것 같은데
회사 팀원들에게 돌리고 나니 남은게 없지만
인화로도 충분히 대신할 수 있을듯 하다.
 


잠시 함께한 일행들과 에스프레소를 한 잔 마시고
부라노를 나왔다.


베네치아의 강물과 그 끝에 이어진 색색의 건물들과
그 강물을 여유롭게 지나는 곤돌라들.
(이런 베네치아도 한때는지중해의 해상강국이었다고 한다.)



정오쯤 됐을까.
바야흐로 베네치아 하늘에 태양이 가득하다.


잠시 후 산마르코 광장 선착장에 도착했다.
곤돌라는 정박해 있는 순간조차 근사하다.

이곳의 노을은 한 번 보면 평생 잊을 수 없다 한다.
놓친게 아쉽지만 왠지 다시 올 것 같은 기분.


더위를 피하고 추워지기 전인
9월 말에서 10월 초가 베네치아 여행엔 최적기인듯 싶다.
한달만 지나면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광장 쪽에 들어서자 대종루와 산마르코 대성당,
그리고 두칼레 궁전이 보인다.

특히 두칼레 궁전은
야경과는 다른 백색의 우아함이 가득-


높이 96미터의 대종루에 오르면
베네치아의 전체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입장료는 6유로쯤?
값어치야 충분하겠지만 대기하는 줄이 길어 돌아섰다.


사진에는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산마르코광장에는 비둘기가 사람만큼 많다.

현지인만큼이나 이곳에 잔뼈가 굵은만큼
사람들을 피하지 않고 잘 어울린다.



벌써 5년지기 리코카메라는 하이엔드급 콤팩트이지만
광장의 기둥도 거뜬히 잡아낼만큼 화각이 풍부하다.
(물론 그래도 600d 갖고싶다)


전날의 그 카페에선 오늘도 이탈리아 칸초네가 연주되고 있다.
갑자기 서서 보던 관객 중 하나가 그 연주에 노래를 붙인다.
연주자는 다시 그 노래에 박자를 맞추고 사람들은 "viva~!!"를 연호한다.

이 사람들 참, 사랑스럽다.


드디어 젤라또를 손에 들었다.
로마에 내려가기까지 기다릴 순 없는 노릇이다.

광장을 등지고 햇살 가득한 강물을 바라보며 처음 맛본 젤라또의 느낌은
한달이 지난 아직도 혀 끝에 생생하다.


 베네치아를 여행하기에
과연 이날보다 더 좋은 날이 있었을까.

숙소를 나선 이후로 베네치아를 둘러보는 내내
심장이 10cm는 떠밀려 올라간 듯
들뜨고 벅찬 기운이 온 몸에 가득했다.


"창공에 빛난 별 물위에 어리어 바람은 고요히 불어 오누나"
"내 배는 살같이 바다를 지난다 산타루치아- 산타루치아-"

곤돌라의 뱃사공 곤돌리에르는 베네치아의 명물답게
역사, 문화 등의 엄격한 자격시험을 통과한 전문직이다.

그리고 그 중에 일부는 노래(칸초네)실력도 갖추고 있는데
결국엔 듣고야 말았다. 산타루치아를-

그들의 언어를 머리론 이해할 순 없지만
가슴 가득 느낀다.
베네치아 여행 최고의 순간이었다.


다시 리알토 다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숙소에 맡겨둔 배낭을 챙겨 산타루치아역으로 향했다.

역시나 짧지만 강렬했던 기억.
'(연인을 품에 안고)꼭 다시 오리라' 맘 속 깊이 다짐하고
피렌체 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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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8 02: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봤다~!!
    눈부신 햇살을 보니 휴가 날짜 운이 좋았던 것 같구만.
    베니스 사진을 보니 예전 mbc에서 했던 만화, 돈데크만 나오던 "시간탐험대"가 생각난다.
    배경이 베니스였는데..무슨 다리 밑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영원히 이루어진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는..."한숨다리?"라고 기억하는데....아닌가...아님 말고. ㅋ
    나도 언젠가 가보고 싶은 곳이구만...

    무라노?라는 곳...
    중학교 때 읽었던 대한항공 승무원이 쓴 "엉뚱한 지구촌 답사기"라고...재밌게 읽었던 책이 있었는데, 거기서 베니스에 갔다가 공짜 배라고 해서 탔다가 엉뚱한 곳에 도착해서 결국 베니스 구경은 못하고 돌아왔다고 했던 글을 읽은 기억이 난다. 그 때 공짜 배를 타고 도착했다는 곳이 무라노라고 했는데....이걸 보니 무라노에 대한 선입견?도 없어지는 듯 하네..ㅋ 뭐..그런 지엽적인 것까지 생각이 나는지 ㅋ

    • 유비쿼터스카페 2011.11.08 13:3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아주 깨알같구나~ 니가 말한 다리는 탄식의 다리ㅋ 베네치아 주변섬이 부라노, 무라노, 리도 등등이 있는데 이름이 좀 헷갈리니깐 나중에 가더라도 잘 보고 가ㅋ

  2. S 2011.11.08 18: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 지금 베네치아 다녀온거 같구나 :) 어릴적부터 늘 꼭 가보고 싶은 곳이였는데, 정말 가보고 싶다 :D




물위의 도시, 베네치아로 가는 열차가

밀라노를 떠난지 두시간 사십분만에 목적지 산타루치아역에 도착했다.

 


기내에서 보낸 시간을 제외하면 아직 첫날임에도
벌써 에스프레소향(과 가격)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이윽고 하차- 산타루치아역 플랫폼을 나서는 순간
베네치아는 사정없이 눈 앞에 달려든다.

역 앞 광장이 끝나는 지점부터 이어지는 수많은 상가와 노점, 그리고 사람들.
'베니스의 상인'이 '도떼기시장'에 한가득이다.
어쩐지 그 활기가 싫지 않다.

참고로 베네치아는 차가 없어 수상택시의 일종인 '바포레토'로 주로 이동하는데
하루 일정이라면 24시간권(18유로)을 구입하면 알맞다.


내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 45분, 벌써 해가 질 무렵이다.
짐을 풀 수 있는 첫번 째 숙소 '스위트홈 민박'으로 얼른 이동하기로-

그런데 어라?
숙소에 전화 연락이 안된다.
픽업장소에서 멍하니 영문도 모르고 이태리 ARS를 듣고 있자니 참..
(어찌된 영문인지 영문으로 말해주면 안되겠니-)

알고보니 이미 로밍된 폰으로 국가번호를 눌러서였다.
촌스럽게 국가번호도 안외우고 온 탓이다.

 


이십여 분을 고민하다 지나가는 동양인을 붙잡고,
"한국인이세요?"
"네~"
"혹시 스위트홈 아세요?"
"거기 묵어요! 따라오세요~"
(아무렴요 감사합니다ㅠ)


스위트홈민박은 사이트에서 보던대로
홍대 카페같이 아기자기하고 깔끔하다.

다만 워낙 유명하고 드나드는 사람이 많다보니
한편으론 다소 시스템화 되어 있다는 느낌도 없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정 붙이긴 좀 어려웠다.


어쨌든 숙소에 있던 다른 일행들과
(과연)간단하게 케밥과 피자를 마시듯이 먹고
다시 혼자 야경투어를 나섰다.


베네치아 야경을 병맥 하나 손에 들고
나서는 기분은 정말!
(배경은 베네치아 여행이 시작되는 곳, 리알토다리-)


베네치아 9pm
리알토 다리 위에서-


다음은 베네치아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라는 산마르코 광장.
'ㄷ'자 모양의 웅장한 건물이 광장을 드넓게 감싸고 있다.
나폴레옹은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 칭했다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곳곳의 카페 야외무대에서 들려오는 환상적인 연주들-

알고보니 모두 수 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카페이고
수 많은 예술가와 사상가들(과 카사노바)의 사랑을 받았다 한다.

저 곳에 연인과 함께 앉아 있노라면
그 사람을 그 순간을 과연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저들의 인생이 아름답다.


<보통의 존재>를 보면 이석원은 여자친구가 생기면
하얏트호텔 커피숍에 데려간다고 했는데
스케일을 (다소 좀 과하게) 키운다면 단연코 여기가 아닐까.


산마르코 광장은 나이를 막론하고
키스를 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눈에 자주 띄었다.

과연 충분히 공감할만큼 너무도 로맨틱한 곳이어서
내가 날 안을뻔 했다.


산마르코 광장 뒷편은 명품브랜드숍으로 가득 차 있다.
늦은 시간이어서 대부분 문을 닫았지만
가게 조명은 그대로 두어서 그런지 둘러보긴 더 좋았다.


베네치아의 상징, 곤돌라-


이곳은 약간은 후미진 골목 끝 카페였는데
분위기가 맘에 들어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돌아올 시간이 빠듯해 사진만 남겼다.


분위기에 홀려 정신없이 다니다
열한시가 넘어 겨우겨우 마지막 바포레토를 타고
숙소가 있는 리알토다리로 되돌아 왔다.

숙소는 이미 객들의 잔치가 되어 있었지만
왠지 눈과 귀에 담은 장면들을 쉽사리 잊을까싶어
섞이지 않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거의 40시간 만에 눕는 침대라 그런지
과연 '스위트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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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 2011.10.31 13: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로맨틱하다. '내가 날 안을뻔 했다.' 당신 참 멋지요.ㅋ

  2. 2011.11.03 21:2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good!
    중국의 베니스라는 상해 인근 쑤저우에 가본 나로서는
    지저분한 중국보다 역시 베니스다 라는 느낌이 확 오는걸 ㅋ
    여기 곤돌라 타고 뱃사공 노래 들으면 한 밑천 달아난다고 들었는데..산타루치아라도 듣고 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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