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ARTICLE 메타세콰이어숲길 | 1 ARTICLE FOUND

  1. 2009.06.09 담양, 어디까지 가봤니 (3)

이 둘과 떠난 건 오랜만이다.
향한 곳은 20살의 기억이 남아있는 담양-


첫번째 목적지는 메타세콰이어숲길.
2차선 도로인줄도 몰랐지만 생각보다도 훨씬 긴 코스였다.


이런 상쾌한 숲길엔 역시 연인들이 즐비하다. (군인도 여럿 보이고-)
영한이는 내내 "여자친구랑 와야 되는데-"라며 툴툴거렸고, tlth는 소개팅을 약속했다.

메타세콰이어나무는 태생이 쭉 뻗은 가로수 경치의 일부인듯 싶지만,
이렇게 한 그루 밑에서 올려다봐도 호쾌한 인상을 자랑한다.

아- 이제 막 장청소를 끝낸듯 상쾌한 숲길.

장면전환겸, 아디다스 마라톤 쿠폰으로 get한 7부반바지 장착샷-

다음으로 들른 곳은 대나무골 테마공원.
단순히 메타세콰이어숲길과 가까워 들렀지만 정말 좋았다.
"또 다른 세상과 만날 때는 핸드폰을 잠시 꺼두셔도 좋다"던 바로 그곳-

시원하게 곧추 뻗은 대나무숲길을 거닐다보면
정말이지 죽부인끼고 바로 눕고 싶어진다.

(참고로 담양산 3만5천, 중국산 1만3천)

이날은 둘의 뒷모습을 많이 찍었다.
뷰파인더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서 가는 게 미덕인듯 자연스럽고 좋다.

내 사진실력이 더 좋아지게 되면,
이 대나무숲의 소리도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대나무숲을 빠져나오는 길.
'잘 놀기'도 했지만 사진을 보다보니 우리가 '잘 쉬고' 왔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은 애초의 목적지였던 소쇄원이다.
20살, 그저 따라다녔던 1학년 학술답사의 기억을 좇아간 곳-

소쇄처사 양공지려(瀟灑處士 梁公之廬).
송시열의 글씨로, 소쇄공 양산보가 지은 이곳 소쇄원의 문패역할을 한다.

양산보는 17살때, 스승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숨을 거두는 것을 보고,
벼슬길에 미련을 버리고 이곳에 소쇄원을 지어 은유자적하며 일생을 보냈다고 한다.
난 17살때 고작 수능모의고사를 처음 봤을텐데- 세월과 생의 간극이 느껴진다.

이날 여행의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는 소쇄원 제월당.
이곳에 눕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인생 편하게 사는 사람일게다.

제월(霽月)은 비가 그치고 말끔히 갠 하늘에 뜬 달을 뜻한다.
처마너머 산새를 보니 달 뜬 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얼핏이나마 짐작이 간다.
송강 정철이 괜히 이곳에서 <장진주사>를 쓴 게 아니다.

제월당 천정에는 양산보의 벗 김인후가 지은 48영가(詠歌)가 걸려있다.
소쇄원을 입구부터 순서대로 설명하듯이 읊은 안내가이기도 하다.

자손인지, 담양군청에 소속된 분인지는 모르나
누워있던 방문객들을 일으켜 그곳을 소상히 설명해주셨다.
코 앞에서 확성기로 말씀하셔서 오히려 잘 안들릴 때도 있었지만-

내려가는 길, tlth의 뭉쳐있던 어깨가 조금은 풀어졌을까.

너무 가까이 있어 지나치지 못해 들른 식영정.
송강 정철의 유적지이기도 하다. 몇 백년전 가사문학이 술술 나오던 곳-

식영정(息影亭)은 '그림자가 쉬어간다'는 뜻이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나-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하니,
여름철 문짝을 걸어두는 도구되겠다. (올려다 본 모습)
정자의 사방을 열어두면 바람도 경치도 마음껏 드나든다.


음-
이번 담양여행의 정취는 이 한 장의 사진으로 대신해도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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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lth 2009.06.10 15: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영한 왈. '너희랑은 오기 아깝다'

  2. 유비쿼터스카페 2009.06.10 16:0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자랑 가도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닐 거면서 말이지-

  3. 치요누나 2009.06.12 13: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도 담양가고싶다.
    아코랑 볼뚱뚱이랑 가야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