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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24 [유비트립 italy] 밀라노, 9시간의 독주 (6)

 


밀라노에 들어가기 전 경유지 아부다비 공항.
중동에 관문이자 세계 70여개 도시로 연결되는 허브답게 무려 wi-fi가 잡힌다.
덕분에 3시간 남짓 대기시간이 심심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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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은 시간임에도 경유항공편을 기다리는 여행객들이 많아 면세점이 분주하다.
디르함(AED)으로 어지럽게 붙은 가격표를 보니 그닥 싸진 않다. 패스-


아침 7시 밀라노 말펜사공항(MXP)에 도착-
숙소를 정하지 않고 오후에 바로 베네치아로 이동할 예정이라
내게 주어진 여유는 어림잡아 9시간.
여유로이 하지만 마음껏 독주해보기로 한다.

 


말펜사 공항의 느낌은 뭐랄까.
기대보단 아담하니 그닥 크지 않은 느낌?

입국수속 너무 간단해서 흡사 제주 느낌?
이른 아침이라 한산해서 나만 들뜬 느낌?

 


잠시 둘러보다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어 
공항버스타고 시내로 이동-
편도 7.5유로지만, 티켓창구 직원 도움으로 Round Trip(왕복) 티켓을 12유로에 구입.
처음으로 "Grazie~" 한 번 써 본다.


알랭드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보면,
'인생에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는 몇 초보다
더 큰 해방감을 주는 시간은 찾기 힘들다'는 문장이 나온다.


내 경우를 보태자면,

여행지 공항에 도착해서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 동안이 아닐까-

그곳의 햇살, 주변의 산세, 코끝에 전해지는 공기의 내음, 또 색다른 이정표까지..
일상을 떠나 있다는 묘한 성취감과 생경한 도시의 첫인상이
절묘하게 배합되는 순간이다.


공항버스의 종점, 밀라노 중앙역에 도착-
교통수단과 관계 없이 밀라노의 모든 여행이 시작되는 곳답게
규모와 위용이 만만치 않다.


아직 10월 초순,
도톰한 남방 하나면 충분할 듯했던 날씨가 어느새 쌀쌀해졌다.
배낭에서 집업을 얼른 꺼내 입는다.


지하철과 버스를 아우르는 시내교통 티켓은
'타바키'라는 담배가게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이드북에 소개된 3유로 1일권이 그새 4.5유로로 올랐다.
믈론 이 정도 미스쯤이야 예상못한 바는 아니다.


어쨌거나 중앙역에서 첫번째 목적지 두오모로 이동-
10분도 채 안걸리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라노 두오모 대성당의 모습.
지하철 출구를 나오는 순간 바로 눈 앞에 들이닥친다.
고딕양식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일단 성당 내부에 들어가보기로-


약간은 어둡고 경건한 분위기 속에 미사가 진행 중이다.

 


내 카메라로는 담을 수 없는
스테인드글라스에 잠시 감탄하다 두모오 첨탑 위로 이동.


고작 10분 남짓 오르는 동안이지만
쉼 없이 올랐더니 허벅지에 찌릿한 통증이 온다.



정상 부근-
햇살이 선명해질수록 하늘도 파래지고
첨탑의 형상도 또렷해진다.


밀라노 두오모 옥상은 관람객에게 공개되어 있는데
지상에선 다 볼 수 없는 첨탑의 섬세함과 그 규모에 걸맞은 풍광을 볼 수 있다.


자체 선정 밀라노 best scene-


목캔디 100알을 한 번에 삼킨 듯
꽉 막힌 콧 속이 한 방에 뚫린 듯
새파란 하늘을 거침없이 찌르고 오른 첨탑의 모습은
너무나도 호쾌한 짜릿함을 준다.


정상에서 바라 본 두오모 광장의 모습.


이번 여행은 왠지 혼자인 게 아쉬워
되도록 사진을 남겨두기로 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아무에게나 '익스큐즈미'샷-


두오모를 등지고 오른편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형 아케이드가 있다.
이름도 거룩하야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갈레리아'


아케드 중앙을 십자로 가르며
사방의 건물을 연결하는 창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이곳에 입점 해 있는
프라다, 에트로, 베르사체, 돌체&가바나, 조르지오 아르마니..
모두 본점(이거나 말거나 난 그저 지나갈 뿐)이다.
발터벤야민이 말한 '산책자'처럼-


아케이드를 빠져나와 스칼라극장을 지났다.
베르디, 푸치니의 오페라를 초연한 곳이라고 하는데
오페라 관람경험이 많지 않은지라 특별한 자극은 없었다.

 

 


오히려 거리를 배회하며 담은 사진들이 좋다.
밀라노는, 아니 이탈리아는 대체로

중년의 옷차림과 젊은 여성과 어린 아이가 예쁘다.
 



독특한 모양의 차량통행금지 표지판-
패션과 디자인의 도시 답다.


금발의 세 모녀가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한 컷.
밀라노는 도시 한복판에서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굉장히 많은데,
차량행렬이나 도로환경이 그들을 배려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자동차 주차장이 되어버린 우리와 비교되는 부분-


브레라 미술관으로 이동하는 길.
오페라 카루소를 틀어놓고 혼신의 립싱크를 하시던 아저씨-
'슈퍼패스' 드리고 싶다.

 
다시 얼마 동안을 걸어 브레라 미술관 도착-
미술관이 속한 브레라 궁 안뜰에는 나폴레옹의 동상이 있다.
브레라 미술관이 탄생한 해에 이탈리아 왕으로 제위했기 때문이라나.


브레라 미술관에는
중세에서 현대까지 1천여 점 이상의 회화가 전시되어 있는데,
천천히 둘러볼까 하다가
피렌체 우피치와 로마 바티칸을 볼 예정이라 패스-


그래도 아쉬우나마 방문한 흔적을 남겨본다.


그리고 다시 시내로 파고들었다.
생각보다 길 찾기가 어렵지 않아 마음 내키는 어디로든 꺾어 들어갔다.
그리고 거기서 만나는우연한 모습들이
도시를 좀 더 솔직하게 보여준다.


 

 


로마까지 내려가보고 다시 느꼈지만
확실히 밀라노는 도회적이고 깔끔한 인상을 준다.
 


걱정과 달리 날씨가 정말이지 화창했다.
나처럼 시간이 얼마 없는 여행자라면
미술관이나 상점을 보는 것보단 거리를 '배회'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메트로의 M을 보며 밀라노의 M을 떠올렸다.
깔끔하고 날렵한 폰트가 밀라노의 인상과 닮았달까-
(물론 로마를 비롯한 다른 도시에도 저 표식을 쓰고 있다.)


몇 시간을 독주했더니 잠시 쉬고 싶어
드넓을 공원을 끼고 있는 스포르체스코성에 들렀다.
입구 분수대 앞엔 중국인 신혼부부가 리무진을 대놓고 기념사진이 한창이다.
좀 촌스러워도 돈 잘쓰는 그들을 이태리도 좋아하리라.


다빈치도 관여했다는 스포르체스코성의 외관.
여기에도 물론 미술품이 한가득이지만 난 쉬고 싶어 들렀을 뿐-


한나절의 여유가 고작인 여행자의 눈에
한없이 여유로와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부럽기 그지없다.
그늘이 감싼 벤치에 앉아 잠시 멍하니 바라보며 쉬던 무렵-
 


공원의 반대쪽 끝에는 개선문 같은 게 있는데
굳이 이름과 사연을 뒤적여보진 않았다.
뭐 이 정도는 흘려보아도 아쉽지 않다.
 


공원 밖으로 나왔더니, 가이드서적 시내지도를 벗어나버렸다.
그래도 걱정할 건 없다.
지하철이 있는 도시에선 어딜 가더라도
메트로 표식만 찾아들어가면 통하게 되어있으니-

마을버스정도 크기의 옛날 트램을 타고
이리로 저리로 한시간 남짓 지도 밖을 떠돌았다.
혼자 여행이어서 가능했던 시간.


여행객 사이에선 바이블로 통하는 '이탈리아데이'
빳빳하던 책표지가 하루 만에 어느덧 해어져간다.


어느덧 3pm.
출발지점(중앙역)으로 되돌아와 간단히 허기와 갈증을 채운다.
서서 먹는 음식이 이럴 땐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밀라노 중앙역 플랫폼의 모습.
잠시 눈에 익혀두고 베네치아행 기차에 올랐다.

9시간의 독주-
역시 서두른 감이 있지만 일주일 뒤 다시 돌아온다.
씨유 넥스트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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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ui 2011.10.26 01: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심으로-다른어떤여행책보다재미지게읽음ㅋ 글빨이곧말빨을따라잡겠구나.. 낼출근길에또한번들르리! 역시기대작다워

  2. S 2011.10.27 09: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정말 찰지구나. 저녁에 또 읽어야지 최고! 힂 유럽가자가자!

  3. 2011.10.27 21: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럽 유수의 성당에서 직접 미사 참례를 하고 싶었지만, 아직 기회는 없어서 아쉬운 마음 가득인데..넌 미사에도 많이 가보고...좋았겠네..
    파란 하늘을 보니 정말 운이 좋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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