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300만이 넘었다

<국제시장>은 여전히 끌리지 않는 가운데



LG u+광고 때문에 더 안보고 싶어..


하정우 '감독'의 <허삼관>은

그래도 뭔가 있을거(=다를거)라는 생각에

한 박자 늦게 VOD로 관람했다.



두 번째 연출작이자

<롤러코스터>와 달리 주연까지 맡았으니

그 결과도 궁금했고-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허삼관>은 전 연출작 <롤러코스터>보다도

개인적으로 별로였다.



<롤러코스터>도

애초에 단편 수준이었던 내용을

장편으로 늘어뜨리긴 했지만

배우들끼리 쉴새 없이 주고 받는 대사 호흡이나

하정우식의 개그가 나름 볼만했었다.


반면 허삼관은

(소설 원작과 관계 없이)

순제작비 70억을 들여

러닝타임 124분으로 만들만한

'이야기 꺼리'가 없었던 느낌.


세 아들의 아버지 허삼관이

가족을 위해 '피를 팔았다는 이야기(매혈기)'

그게 사실 전부다.



※ 여기서부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심


이하는 아쉬운 것들


1. 1950년 충남 공주?



시대배경 설정과

허삼관이 사는 마을의 모습이 뭔가

역사 속 장면이 아닌

별개의 시공간에 지은 세트장 같은 분위기였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어딘가 중화풍이고 뭔가 어정쩡한 복고다.


2. 아까운 주조연들



수많은 주조연급 연기자들이

그저 우정출연 정도의 분량으로 등장한다.

(윤은혜는 왜 때문에..)


나머지 마을사람들은

대부분 바람잡이 역할이고

한 두번 대사가 있는 그 외 배우들은

<577프로젝트>에서, <롤러코스터>에서

계속 나왔던 그의 친한 동료들이다.



3. 매혈 그 자체



우리나라도 그 당시

헌혈이 아닌 매혈이 횡횡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커다란 유리병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

매혈 장면을 클로즈업으로 보기도 불편했고


그렇게 차분한 태도로

매몰차게 대하던 일락이를 위해

갑자기 죽을 각오로 전국을 돌며

피를 뽑는 상황이 썩 공감이 가지 않았다.



4. 환율



허옥란과 첫 데이트에서

대체 얼마를 썼다는 건지

애들 머리가 깨지면

가산을 걷어 갈 정도로 치료비가 많이 드는지

그게 또 피 한 번 뽑으면

갚을 정도로 피가 비쌌는

뇌염을 치료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피)이 필요한건지

도통 환율 계산이 잘 안됐다.



5. 가난의 무게


무엇보다 허삼관과 가족들,

그의 집과 마을의 상황이

피를 팔아 연명할 정도로 가난해보이지 않았다. 



허옥란씨, 이 고운 옷은 어디서 난건가요..



허삼관의 헤어스타일과 옷매무새

영화 내내 가지런하다.


시장에는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물건들이 즐비하고

(향수가게라니 말 다했지)

전반적으로

돈의 무게나 가난의 무게가

보는 입장에서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고로 가장 중요한 허삼관의 분투기가

몰입이 안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것들


1. 만두와 붕어찜



온 가족이 이불 깔고 누워

먹고싶은 음식들(만두와 붕어찜)을

오로지 허삼관의 입으로만 생생히 만들어 내고


있지도 않은 음식에

차례와 자기 몫을 가르는 장면은

하정우의 입담이 한 몫 한다.



그리고 그 음식들은

영화 말미

화면 속에 장면으로 아주 맛깔나게 차려진다.



2. 말해, 근데 말하지마



허삼관의

아끼던 첫째 아들 일락이가

남(=하소용)의 씨라는 걸 알고

허옥란에게 따져 묻는 장면에서


도대체 어쩌다 하소용의 아이를 가졌는지

너무 듣고 싶은데

너무 듣기 싫은 허삼관의 오만짜증과 울분은

영화 통틀어

가장 웃겼던 장면이다.

하정우 이런 거 참 잘한다.



結.


결국 좋았던 것들은

역시 영화 허삼관이 아닌 배우 하정우다.


하정우의 거의 모든 주연작을 봤고

두 편의 연출작을 봤지만

역시 아직은 캐릭터로 보여줄 게 더 많아보인다.


300만 손익분기점의 영화를

100만에서 마무리했으니

당분간 하정우 감독이 투자배급을 받기도 어렵겠지만


아직은

믿고 보는 배우 하정우가 낫다.

믿고 보는 감독 하정우는

꽝, 다음 기회에-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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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op 2015.02.21 12: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는데 저랑은 다르시네요




윤종빈과 하정우가 '또' 함께 한 <군도, 민란의 시대>를

개봉일인 23일 저녁 관람했다.



영화 초반부터 심상치 않던 웨스턴 무비의 향기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에서 본 그것이었다.


  

 

그래서 자의적으로 몇 가지 이어보기로.

(일단 제목부터 두 글자에 부제가 달렸다는 건 뺄까 말까..)



1. 도치와 장고


 


도치(하정우)는 쇠백정, 장고(제이미폭스)는 노예다.

둘 다 가진 것도 배운 것도 없지만

가족을 빼앗기거나 잃은 후 복수의 전사로 다시 태어난다.

앞 뒤 안가리는 성격도 닮았다.


  


베고 보니 칼잡이 '도치'와  쏘고 보니 명사수 '장고'

(둘 다 출중한 연기파 배우라는 건 뺄까 말까..)



2. 조윤과 캔디


  


조윤(강동원)과 캔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모두 막대한 토지와 부를 소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악랄한 존재로


극 중 도치와 장고가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복수의 꼭지점이다.

(둘 다 외모갑 출신 배우라는 건 뺄까 말까..) 



3. 추설패 대호와 닥터 킹슐츠


  


대호는 도적, 킹슐츠는 현상금 사냥꾼이다.

둘 다 그들만의 정의가 있고,

부패한 관료나 지주를 법의 울타리 밖에서 직접 처단한다.


또한 도치와 장고를 선택하고, 변화시키고

사실상 구한다.



4. 양집사와 스티븐


  


양집사(정만식)와 스티븐(사무엘L.잭슨)은

각각 조윤과 캔디의 집사 역할을 하며

그들의 악랄함을 대신하다 도치와 장고에게 심판을 당한다.


  


이러한 인물구도 외에도

촌스럽지만 강렬한 색감과 효과음의 사용

인물 코 앞까지 밀어부치는 줌인, 약간은 길다 싶은 러닝타임까지

생각해 보면

이래저래 매치되는 부분이 많다.


실제로 윤종빈 감독이 쿠엔틴 타란티노를 

닮고 싶어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약자가 폭팔시키는 뜨거운 복수를 

유쾌한 활극으로 비슷하게 버무려내긴 했다.



다만 

군데군데 서툴게 버무려 진 탓인지

한 큐로 쭉 잘 빠진

전작 <범죄와의 전쟁>에 비해 개인적인 몰입도는 적었다.


일례로 영화 속 종종 등장하는 나레이션은

장면과 어우러진다기 보다

KBS1 다큐나, EBS 지식채널e 같은 느낌이..


윤종빈 감독이 제작에도 이름을 올린만큼

가장 의욕적으로 만든 듯 하나 호불호는 좀 갈리는 분위기다.


이번 도전도 만만치 않았겠지만

그에게 더 큰 도전은 '하정우 없이 찍는 것'이 아닐까 싶다.



끝으로 이번엔 도치의 폭발력보다

조윤의 유려함이 더 인상적이었다는 감상과 함께


군도, 민란의 시대 리뷰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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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타란티노 2014.07.27 13: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장고 이외에도 바스터즈, 펄프픽션, 킬빌 느낌 많이 나긴했습니다. 물론 영화는 결국 타란티노 수준에 못 미쳤지만... 개인적으로 윤종빈의 과욕과 영화의 부조화로움으로 인해 군도 영화 자체는 최악이였지만, 도전 자체는 박수 칠만하다고 보내요. 저는 돌무치가 무대포에 강한사투리, 머리꼭지 모으는거보고 쟝고보다는 바스터즈의 브래드피트가 떠올랐다는... 1장에서 5장 구성이나 인물소개 방식, 나레이션 등은 바스터즈 느낌. 화적떼들은 망나니 특공대 같았고. 조윤 인물 설명은 배경음도 그렇고, 킬빌의 오렌이시 설명할때와 유사하다고 봤습니다. 물론 에니메이션 사용은 없었지만. 그리고 인물든은 의미없는 대화나 농담, 의뭉스러운 개그들은 펄프픽션 느낌이 들었네요. 근데 여기에 특유의 한국스타일을 섞어 억지감동 같은걸 유발한게 가장 큰 흠이라고 봄. 타란티노의 벽이 아주 높긴하지만, 윤종빈이 좀 더 잘 다듬어서 군도2를만든다면 기대하겧습

    • 유비쿼터스카페 2014.07.28 1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장문의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장고 중심으로 쓰긴 했지만 여러 영화가 떠오르긴 하더라구요ㅎ 한 편의 영화로 매끄럽게 흘러가기엔 윤종빈 감독이 다루고 싶었던 소스가 너무 많지 않았나 싶습니다. 좀 산만했지요ㅋ

  2. 최변 2014.07.28 12: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좋네요. (제가 평가할 수준은 아니지만.)

  3. 트루로맨스 2014.08.02 13: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영화관에서 재밌게 보고 나왔던 일인이지만 글의 대부분 공감하고 갑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을 많이 봤던 저보다는 훨씬 더 지루하게 보신듯 싶습니다. 이유는 아마도 타란티노 영화들의 흔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느낌이 너무 많이 들었기 때문일까 아닐까 싶네요.

    ps 무엇보다 더 큰 도전이 하정우 없이 찍는 것이라는 대목에서 크게 공감하고 갑니다.

    • 유비쿼터스카페 2014.08.04 1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에 대한 내용도 쓰긴 했지만
      저도 윤종빈 감독과 같은 세대로서 그의 이야기를 항상 기다리는 팬입니다^^
      차기작 구상이 끝났다고 하니 다시 또 기다려지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