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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03 결혼기념일 사용법,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



2015년 2월 22일,

아네스와 내가 결혼식을 올린지

꼭 1년이 지났다.


우리가 급했는지 유니크가 급했는지

결혼 1년 만에

이미 유니크 백일까치 치루느라

신혼생활이 짧았던데다

첫 결혼기념일을 여느 날 처럼 보내기는 아쉬워

'외박'을 하기로 했다.


대신 멀리 가긴 아직 유니크가 힘드니

시내 호텔에서 보내는 것으로-


쟁여 둔 쌈짓돈으로 미리 예약을 해 두었고

유니크 고열 분투기가 끝날 즈음

아네스에게 짠- 하게 알렸다.



선택한 곳은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

돌아다닐 일도 없으니

아늑하고 전망 좋은 곳으로 골랐다.



클럽룸(15층)이라 전망도 좋았고

층 이동 없이 식사도 체크인아웃도 간단했다.



그리고 예약할 땐 몰랐으나

저녁6~8시까지 '해피아워'라 해서

전용라운지에서 음료(=주)와 먹거리(=안주)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다.


식사보다는 에피타이저에 가깝지만

저녁 요기로도 충분했고

우린 기꺼운 마음으로

맥주와 위스키, 와인, 샴페인까지 종류별로 즐겼다.


유니크를 챙기느라

마음 내려놓고 달릴 순 없었지만

딱 한잔씩의 짜릿함이

더 어울리는 저녁이었다.



해피아워를 만족스럽게 끝내고

소화도 시킬 겸

유모차를 끌고 호텔을 구경했다.


우리만 이런 데 처음 온 양 티나지 않게

이 정도는 한번씩 오는 것처럼

여유있게 돌며 걸었다. 자연스러웠다.




와인샵이나 레스토랑 등을 산책하듯 둘러보고 

1층 라운지 카페에 앉았다.


평소라면 외면했을

한 잔에 2만원 가까운 커피였지만

아깝지 않았다.

분위기를 파는 곳이었다.



유난히 협조적인 유니크와

유난히 근사한 라이브공연

유난히 알콜이 진한 비엔나커피 덕분에

유난히 들뜬 기분이었다.


그렇게 한 시간 여

갑자기 유난히 배고픈 유니크를 위해

미련없이 자리를 떴다.




에 돌아와선

간만에 유니크와 캥거루케어 겸

욕조 샤워를 했다.


그간 아빠와 항상 목욕을 해서인지

싫어하지도 않고

은근히 사우나를 즐기는 게 귀여워 죽겠다.


목튜브 사주면

발 동동거리면서 잘 놀겠지- 




유니크는 잘놀고 잘먹고

노곤하게 딥슬립으로 빠져들었고

우린 간단한 안주에 와인을 한 잔 더했다.


뭐가 그리도 할 말이 많았고

뭐가 그리도 좋았다.


매일이 여유롭진 않더라고

이 정도의 호사는

기념일마다 챙기자는 말도 뱉어둔다.



다음날 아침,

유니크의 상태 맑음

우리는 약간의 숙취 있음


언젠가부터

호텔사우나는 꼭 챙기는 우리는

한 명씩 돌아가며 뜨끈히 몸을 적시고 왔다.


반나절은 있고 싶을만큼

탕 떠나기 아쉬웠다.





클럽라운지 조식은

별다를 건 없지만 빠진 것도 없는

정갈한 차림이었고

간단히 허기를 채우긴 충분했다.



체크아웃 전

창 밖으로 보이는 남산의 모습-

아침안개가 남아있다.



주차장으로 가기 전

잠깐의 여유


전날밤 비가 추적거려 챙긴 우산이

뭔가 유모차의 댄디함을 더해준다는 생각을

괜히 나만 해 본다.



떠나기 아쉬워

이런 쓸데없는 사진을 찍는 것도

잊지 않는다.

벽채 떼어가고 싶은 풍모가 근사하다.



모두들 안녕히 주무셨는지

나서는 표정과 발걸음도 가볍고

곧 새로운 투숙객을 맞이 할 로비는

입구부터 활기를 띈다.


누군가는 여느 주말 보내듯

가볍게 다녀갔을테고

누군가는 설 연휴의 피로를 풀거나 달래주러

특별히 다녀갔을테고

누군가는 여행과 출장 중의 휴식을 위해

요긴하게 다녀갔을테고


우린 이런 하룻밤이

결혼기념일 사용법이 되길 바라며

로만틱하게 잘 다녀왔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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