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트립의 마지막 일정은 베르사유 궁전.
우리나라로 따지면 서울에서 경기도 어디쯤 되겠다.
(영한曰, 그리스 산토리니가 우리나라로 치면 흑산도라는데 그건 좀..;;)

파리 근교 한시간 거리. 볼만한 곳은 다 둘러봤으니
베르사유는 라스트씬으로도 손색이 없다.


내내 보기만 하다 마지막날에야 처음 타본 트램.
이또한 숙소 아주머니가 타래서 탄 것.


이어서 근교 여행답게 RER선 2층 열차를 타고.
지하철도 아니고 기차도 아닌 파리시내와 외곽을 잇는 열차쯤-


RER C노선이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
Versailles-Rive Gauche Chateau de Versaille역에
베르사유 궁전이 있다.


입구에서 말달리는 루이 14세.
태양왕께서 집을 얼마나 번드르르하게 지었나 보자.


이날 날씨도 전날처럼 쨍하고 해떴다.
흐리고 비오던 며칠동안 작은 가방에 선글라스가 짐이었는데
안챙겼던 넷째날과 다섯째날 날씨가 좋은건 무슨 경우-


정말이지 베르사유와 어울리지 않는
지나치게 갓만든듯한 케로로 닮은 이 동상은 대체 뭐?
(이따가 다시 만난다.)


아- 천호식품 산수유 사장님 맘이 이랬을까.
베르사유 정원의 스케일은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다.
내 눈에는 광활한데! 쭉 뻗었는데! 찍으면 소실점...


오늘 일정은 이곳 뿐이지만
지도를 펼쳐보니 마음이 다급해지는 사이즈다.
해서 여의도만한 정원을 먼저 둘러보기로.


오리 사이즈가 그냥 커피라면 거위 사이즈는 티오피.
저 착한 눈을 보고 있자니 구스다운 못입겠다.


발아프려니까 나타나는 레스토랑.
그 정도에 혹할 내(지갑 잔고)가 아니다.


이 넓은 곳에 쓰레기 하나 없는 건
버리는 사람도 없다는 것일터.

잔디도 나무도 가로수길도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관리가 잘 되어있다.


샛노란 낙엽 흩날리는 광활한 가로수길을
자전거를 타고 여유로이 내달리는.
(빈폴 광고 bgm을 떠올려주겠니.)

정말 '내가 일상을 떠나 있구나'라고
온몸으로 전율한 순간.

지금도 귓가에 차임벨 소리가 띵띵 울린다.



여행 내내 두 발로 딛어 얻은 발바닥 통증이
온돌방에 눈덩이를 던진듯 녹아버렸다.


이런 순간에 어울리는
유비카페 디제이의 선곡은 '어떤곡이라도'입니다.


잠깐의 휴식.
왠지 자전거를 저기에 두어야 할 듯한 풍경.

기어변속도 두세개 뿐인 저 묵직한 자전거 덕분에
그 넓디 넓은 정원을 모두 둘렀다.


저 곳에서 종이컵 라떼를 사마셨었나.
강가 벤치 나무 아래서 바라보는 앵글이 예쁘다.


노오란 단풍이 이제는 조금 어색하지만
그때의 기분이 남아있어 반갑다.


이곳은 정원 안쪽에 자리한 마리 앙뚜와네트 별궁.
내부의 화려함은 이제 과거형이지만 분명히 짐작할 순 있다.


얼마나 오래 자란 등걸이길래 이다지도 큰걸까.
줄을 둘러 보호하는 걸 보면 나름의 가치는 있나보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이제 궁전으로 가는 길.
이미 아쉽고 조급한 내 맘과는 많이 달리 평온하다.


베르사유 궁전과 청록색은 왠지 잘어울리는 듯.


이 곳에 다녀오고 보니,
예술의전당에서 베르사유 특별전을 하고 있던데
개인적으론 공간에 대한 느낌이 더 강했다.


궁전 내부에 또다시 나타난 기괴한 애들.
알고보니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특별전이라고 한다.

바로크의 고풍스러움과는 너무도 미스매치라
사실 처음엔 당황스럽고 불편했다.

실제로 루이14세의 후손들이 선조들에 불경한 짓을 한다며
전시 중단을 위해 소송을 준비하기도 했단다.


이후에 베르사유 관장의 인터뷰를 찾아보니
일부러 고궁 속의 전시된 현대미술과의 충돌을 의도한 것이고,
오히려 미진했던 국내관람객도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도 경복궁에서 앤디워홀 전시를 할 수 있을까?
덕수궁 돌담길에 그래피티 전시를 할 수 있을까?


베르사유궁의 대표적인 장소인 '거울의 방'.
가감없이 화 투더 려- 호 투더 화-


온종일 내달린 관람이 끝났다.
숙소에 있던 한 친구는 이곳을 다녀오고 다음날을 쉬었다는데
과연 그럴만도. 출구를 나서는데 정말이지 기빨린 느낌이다.

잘봤다. 루이-


더 이상 일정이 없어서인지
돌아오는 기차에서는 하차역을 놓칠까 걱정될만큼
신발도 벗어던지고 딥슬립-


숙소로 돌아와 쉴 틈도 없이
요기를 하고 짐을 챙겨 공항으로 떠났다.

공항까지 두 세번을 갈아타는 동안
한번이라도 잘못타면 비행시간을 놓칠 수 있는 상황이라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 챙기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돌아서기 아쉽고.


여긴 유라시아 대륙의 어디쯤일까.
아직 바퀴가 땅에 닿진 않았지만
별탈 없이 여행을 마치고 돌아감을 베리 감사.


보나마나 지루할 비행시간동안 읽을 책을 가져가긴 했지만
사실 몇 페이지 읽지도 않았다.
열두시간의 비행도 혼자 보낸 일주일도
단 1초도 지루하지 않았으므로.


11월 첫주에 여행을 했는데 벌써 12월 중순이 지났다.
고작 일주일 파리 달랑 여행해놓고 무슨 감상이 그리 많냐 싶지만
차곡차곡 기록하는 작업 자체가 내겐 나름 보람이었다.

언젠가 썰스터디에서 읽었던 텍스트에서
"사진은 시간이 지나면 그 안의 내용물도 떨어져 나간다"했다.

나중에 주워담기 힘들기 전에
이곳에 다 털어놔서 보람차다.

유비트립 끝!

(득달같이 댓글 달아준 H&S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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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 2010.12.21 20: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아쉽다. 가을의 파리는 정말 이쁘구나!

  2. 힂작가 2010.12.22 00: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퇴근하면서 읽을라고 아껴뒀는데 트위터론 연결이 안돼서 집에서 굳이 창피한 소리나는 늙은 노트북을 켜게하다니 유비트립은 그런 거였네요- 최득달씨는 이제 뭘로 당신을 쪼나요.. 잘 읽었습니! 땡투더큐

  3. _sran 2010.12.22 00: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와... 정말 정말 좋네요. 얼마전에 예술의전당에서 하는 베르사유 특별전 다녀왔는데 이렇게 보니 너무 다른 느낌.
    베르사유 궁전이 서울의 1/70 크기래요.
    파리의 가을은 정말 정말 예쁘군요. 파리는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군요.
    부러움 돋는 마음에 이제부터 여행경비를 위한 긴축재정을 결심한 1인..

  4. 유비쿼터스카페 2010.12.22 13: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끝나니까 나도 아쉽네- 이제 다음 사람이 이어가야 되지 않간? sran- 여행경비는 일단 질러놓고 갔다와서 해결하는게 진리! 오사카에 이어 파리도 팔로미ㅋ

  5. tlth 2010.12.22 17: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라카마 다카시! 불경스럽도다! ㅋㅋ
    http://blog.naver.com/aquaregia21/150041036279



이번엔 에펠탑만.
이틀에 걸쳐 들러서 같이 올리기로-


                                                 파리 가서 뭐가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에펠탑"하면
                                                       거 참 심심한 노릇이지만 사실이다. 에펠탑.


(앵글에 구겨넣기)


에펠탑은 파리 시내 어디에서도 보이긴 하지만
막상 눈앞 에 가득찰만큼 가까이 다가갔을 때의 느낌은 또 다르다.

앵글안에 담으려면 결국엔 멀찌감치 물러서야 하지만
바로 밑에 섰을 때의 압도감은 입이 벌어질 수준.


이곳은 평화의 광장 쯤 되는건가. 한글도 썼(그렸)다.


광장 끝에는 청사같은 건물이 있었는데 늦은 밤이고
가이드북도 없어서 무슨 건물인지는.


매일 저녁 정시부터 5분간 이어지는 조명쇼.
저 광경을 못봤다면 에펠탑을 반만 본 것-

포스팅 말미에 동영상을 첨부하기로.


하고 다음날 또 갔다.
밝은 날 다시 보고 싶어서.


아침마다 마트에 들러 커피와 크로와상을 사는 것도 재미.


에펠탑 바로 곁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일까.
창가에 에펠탑이 걸리는 멘션에서 한달만 살아보고 싶다.
무려 시를 쓸지도 모를 일.


이렇게 또 왔으니 습발샷 한 장.
아래쪽이 흔들려 그래픽같다.



바로 다가서긴 왠지 아까워 다리 밑을 좀 걷기로 했다.

이런 마음 알려나.

냉면에 계란반쪽을 아껴두는 마음이랄까.
건빵에 알사탕을 아껴두는 마음이랄까.
우육탕 큰사발에 우육 슬라이스를 아껴두는 마음이랄까.



아침에 에펠탑을 끼고 다리 밑을 걷는 것도 꽤 운치가 있다.
유람선을 타긴 했지만 저런 배를 타고 센강을 도는 것도 좋으리라.


'헤브빈'샷을 찍긴해야겠고 아침이라 주변에 사람은 없고
침낭덮고 주무시는 홈리스가 있긴 했는데 깨우면 안될거 같고

그래 뭐 이렇게 찍었다.
개선문 보고 놀란 뒤로는 거의 쭉 저렇게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제 다리를 건너보기로.


아. 랜드마크의 교본이여-
모파상은 에펠탑이 보기 싫어 매일 에펠탑에 올랐다고 하는데
그 분 참.


야경이 물론 황홀하긴 하지만
난 햇살받은 에펠탑 그대로의 모습이 더 좋았다.


숙제와도 같던 마드모아젤과의 기념사진.
찍어 준 사람이 예뻐서 부탁했는데 친구가 대신 나섰다.
그래도 merci-


에펠탑을 여섯개나 구입. (나중에 몇 개 더 사긴 했다)
기념품은 번드르르한 기념품가게보다 
천꾸러미 펼쳐놓은 행상에게 사는게 저렴하고 좋다. 



이것이 조명쇼.
직접 본 소감은.. 음.. 꿀 한숟가락 삼킨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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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ui 2010.12.03 18:4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션성공축하! 에펠탑과같이찍은쩍벌사진맘에꼭든다, 최작가가뽑은올해의포토제닉드려요d(^_^o)반짝이조명쇼 소름돋게예뻤지- 유비트립보며회상재미쏠쏠해

  2. 유비쿼터스카페 2010.12.06 08: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유비트립을 아껴주시는 '소수'의 애독자들이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ㅋ 이제 두 세번의 포스팅이 남았습니다. 힘냅시다ㅋ



몽마르뜨 가느라 미뤘던 루브르 가는날.
아침부터(서울은 오후) 업체에서 연락오는 바람에
쿵닥거리다보니 늦게 나왔다. 젠...


그나마 낙엽마저 예쁜 숙소 앞 거리를 걷다보니 상쾌한 기분.



숙소에서 7호선 역을 타고 20분만에 루브르 앞 도착.
파리가 서울보다 작아서 왠만하면 가깝긴 한듯.


음.. 루브르는 'ㄷ자'형 드농,  셀리, 리슐리 관으로 각각 구성되어 있고
소장된 미술작품은 세계최대인데 등등은 다른 블로그 참조하자.


표사는 데 한시간 쯤 걸렸나-
영화에서만 보던 피라미드 광장이 입구였던지라 지겹진 않았다.
표 끊고 브로셔 챙겨서 오디오 가이드 목에 걸고 나니
루브르가 내 안방.


살짝 놀라운 건 여기 오디오가이드를 대한항공에서 지원한다는 것.
한국어용만 그런가 했는데 전부 다였다.
말로만 듣던 "대한항공이 루브르 박물관으로부터.." 인건가.


무려 모나리자-
한시간에 1500명이 보러온다는데 더 되지않나 싶다.
루브르는 카메라 촬영에 제제가 없는 편이지만
작은 그림에 워낙 많은 사람이 모이니 포토라인같은 게 있긴 하더라.


루브르는 참..박물관 사이즈나 그림사이즈나 어마어마하다.
두어 시간 돌다보면 의자가 간절한데
또 그럴때마다 앉을 데가 있는거 보면 기특하단 말이지.


사진을 찍는 저 분까지 더해서 그림같구나. 예쁘다.


승리의 여신 사모트라케의 니케.
개인적으로 루브르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올려다보면 볼수록 그야말로 온몸에 전율이 돋는.


음 이동작은 뭔가....
타역만리에서 국내 남자 아이돌 따위를 떠올리고 말았다.


잠깐 쉬면서 '토르소'스러운 사진 한 장.
훗날 이 사진은 '파리지앵간지'와 '거지몸통'이라는 논란을 불러 일으킨다.


큐피트의 엉덩이가 너무 참해서 뒷모습만 찍었다.


박물관 곳곳에는 조각상을 그리는 미술학도들이 많았다.
한 두명 스케치를 훔쳐봤는데 그림은 취미로만 해야겠지 싶었다.
그리고 저 여성분은 파리에서 본 모든 마드모아젤 중 1등-


루브르의 이미지가 된 피라미드 광장.
중국계 미국인 '아이오밍페이'라는 건축가의 디자인이라고 한다.
전시관을 돌면서 종종 창밖으로 보이는 광경마저 작품이다.


이번에는 무려 밀로의 비너스-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사라진 오른팔과 왼팔의 포즈에 대한 연구가 많다 한다.
오른팔은 대충 상상이 가지만 왼팔은 음.. 궁금하다.



셀리관에는 이집트 문명 위주로 구성이 되어있는데,
박물관이 다 그렇겠지만 프랑스 왕들이 어찌나 약탈을 해 왔는지
괜히 마음이 편치 않아서 셀리관은 거의 건너 뛰었다.
기 보단 너무 힘들었다.
(루브르를 다 볼려면 60km를 걸어야 한다.)


이건 어떤 건물의 일부인 단을 받치는 수백개의 기둥 중 하나였는데
도대체 얼마나 큰 건물이었을지 상상이 안간다.
그리고 그게 무슨 건물이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여기도 스케치가 한창이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듯.
그리고 저 분은 48시간 트라스트 필요할 것 같다.


방전이 점점 빨라진다.
어쩌겠나. 쉬어가야지-




오전부터 어둑할 때까지 온종일을 보냈는데도 너무 바빴다.
허리도 아프고 발바닥도 붓고.
그래도 원점으로 내달려 모나리자와 니케를 한 번 더 보고 나왔다.


튈르리 공원으로 가는길.
원래 루브르 다음 일정이었으나, 해지고 다리 아파서 패스.


아..진심 저기 들어가서 저녁먹으면서 쉬고 싶었다.
짧은 여행이라 여유부릴 틈이 없다는 게 아쉬운 순간-


이번 코스는 방돔광장.
루브르와 가깝고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상점들이 즐비한 곳이다.
일반매장에서 볼 수 없는 스와치 매장이 있다기에 갔는데 
뭐 내가 살만한 건 없었다.


광장이라기에 가방에 쟁여놓은 빵을 여기서 먹어야지 했는데
벤치도 없고 쉬는 사람도 없어 그냥 돌아섰다.
오는 길에 형 시계선물 하나 구입-


AKTEO라는 브랜드.
디자인도 독특하고 예쁜듯-


다음은 퐁네프의 다리. 뭐 별다른 건 없고 그래도 나름 분위기는 돋는.

아이팟 들으면서 여유 좀 부리다 숙소로 복귀.
저녁먹고 기운 좀 차리고 이제 에펠탑으로.

(투비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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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ui 2010.11.30 18:4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야말로 어게인&어게인이구만! 나도루브르돌고 발바닥에 물집좀잡혔었지... 트라스트웃겼어인정-저기서런닝맨찍으면죽음이겠다마드모아젤은생각보다별로네요

  2. 유비쿼터스카페 2010.12.01 09:2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시 sbs연예대상 작가답게 런닝맨드립ㅋ 마드모아젤은 내가 더 못 다가간 탓도.. 보면 놀란다-

  3. 靑山居士 2010.12.01 1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나리자를 레알 봤다는거? 부럽네~교과서에서나 본 것들 ㅋ 좋았겠다

  4. tlth 2010.12.01 15: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드모아젤 사진 좀 크게

  5. 유비쿼터스카페 2010.12.01 16:4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모나리자보다 마드모아젤이 더 이쁜데 줌에다가 크롭까지 했더니 저 모냥이네.




                                                               사실 난 스페인에 가고싶었다.
                                     바르셀로나 Camp Nou 구장에서 FC바르셀로나 경기를 보고 싶었고,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고 싶었고, (세뇨리따를 보고싶었고)
                                              마드리드와 발렌시아를 돌며 축구장 투어를 하고 싶었다.

                                                      하릴없이 실시간 항공사이트를 뒤적거리던 중
                                    리현누가 소식을 듣고 대번에 파리행 특가항공권 사이트를 네이트에 띄웠고,
                                      난 리오넬 메시보다 빠르게 파리행으로 마음을 돌렸다. (리현누 merci-)


                                              허나 문제는 그게 아니었으니, 팀장이 꽤나 진지한 말투로
                                               이미 결제가 끝난 항공권의 위약금을 알아보라고 한 것.
                                   예스24 택배아저씨도 민망할만큼 절묘한 타이밍으로 여행준비는 올스탑-

                                                       삼시세끼를 푸념으로 떼우며 며칠이 지나고
                                                팀장님은 10%의 위약금을 처리할 방법을 못찾은건지
                                         월요일 출국편을 앞둔 전주 금요일에 휴가를 (그야말로) 허-했다.


                                                                        결국 떠나게 됐다.
                                                          서해 동해만 건너다 이제 대륙을 건넌다.


                                                           혼자 먼 곳으로 떠나는 건 처음임에도
                                    수하물을 부치고 간소한 차림으로 탑승할 때까지 의외로 내내 차분했다.
                                                       긴장이나 흥분을 내보일 사람도 없었지만
                                                       어쩌면 그게 오히려 홀가분한 느낌이었다.


                                                                             열 두 시간,
                                                  먹던 끼니시간과 무관한 두 번의 기내식이 지나고
                                                                    그렇게 파리에 도착했다.


                                                 다시 꺼내든 아이폰에 뜬 생소한 통신사업자 "SFR"
                                                         여행하는 동안 자기가 알아서 통신사를
                                                      SFR, Orange, Bouygues로 바꾸긴 하던데
                                           1분당 발신요금이 2,850원인 관계로 한 번도 사용하진 않았다.


                                                           숙소로 가도 될 저녁시간이었지만,
                                          어디든 내리고 싶은 맘에 환승역이 많은 Chatelet에 내렸다.


                                             (촌스럽게도) 모든 것이 생경한 공간에 빠져버린 듯한 기분.
                                       tlth 캐리어가 좋은 건지 내 맘이 가벼운건지 한참을 헤매고 다녔다.
                                                           사실 퐁피두센터를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찾아 낸 곳은 '아까 그길'과 '아까 그곳' 뿐이었다.


                                                  한 시간을 넘게 흥에 취해 다니다 숙소로 발을 돌렸다.
                                  폰에 저장한 사진을 더듬어 찾아간 곳엔 꽤 많은 한국인 여행객이 있었는데,
                                          마당이 트인 중대 앞 하숙집처럼 너나 할 것 없이 맥주를 마시며
                                                가본 자 만이 알 수 있는 각자의 여행담을 나누고 있었다.

                                         그 속에 섞여 맥주 몇 병을 비우고 이층침대 속으로 파고 들었다.
                                                시차 때문인지 기대감 때문인지 몇 번 깨긴 했지만,
                                                                  생각보다 편한 잠자리였다.


                                              다음날 아침, 식사시간 전에 숙소 근처로 산책을 나왔다.
                                  누구에겐 일상인 그곳. 내겐 뷰파인더에 차곡차고 담고 싶은 풍광이었다.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순조로운 아침.


                                       "작은 물병 하나, 먼지 낀 카메라, 때묻은 지도 가방 안에 넣고서~"


                                                                파리지앵 유비의 트립얼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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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 2010.11.15 09: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 스웨터(?) 참 이쁘구나 ㅋㅋ두근두근 파리다^^

  2. 유비쿼터스카페 2010.11.15 23: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냥 티샤스야ㅎ 사진은 많은데 올리려니 일이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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